푸꾸옥 두바이 럭셔리에서 온센 받고 온 이야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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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흔 넘어서 처음으로 애들 없이 친구 둘이랑만 여행을 갔습니다 푸꾸옥이라는 데를 골랐는데 솔직히 저는 섬이면 다 비슷한 줄 알았습니다 공항에서 시내까지 차로 삼십분 넘게 달리는데 창밖이 계속 공사판이라 여기가 맞나 싶었습니다 친구는 원래 이 섬이 지금 통째로 공사중이라고 아는 척을 하더군요 나중에 보니 반은 맞고 반은 지어낸 말이었습니다
첫날은 바다만 보다가 둘째날 오후에 친구가 온센이라는 걸 하나 예약해뒀다고 하더군요 저는 온천이면 일본 아니냐고 되물었다가 촌스럽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쩐흥다오 큰길가에 있는 두바이 럭셔리라는 곳이었습니다 낮 두시에 갔는데 그 시간 푸꾸옥 햇볕은 사람을 잡습니다 차에서 내려 열 걸음 걸었는데 셔츠가 다 젖었습니다 친구가 저더러 왜 벌써 샤워를 했냐고 놀리더군요
들어가니 로비가 어둑하고 시원해서 살 것 같았습니다 대리석 바닥에 맨발로 서 있는데 그 서늘한 감촉만으로도 표 값은 했다 싶었습니다 온센 100분짜리로 시작했습니다 180만동부터라고 들었고 티켓이랑 팁이 다 포함된 금액이라 중간에 뭘 더 낼 일이 없다고 하더군요 저는 이런 방식이 제일 마음이 놓입니다 여행지에서 돈 문제로 얼굴 붉히는 게 제일 싫거든요
습식이랑 건식 사우나를 번갈아 들어갔다 나왔습니다 습식 쪽은 유칼립투스 비슷한 향이 자욱하게 차 있고 건식은 나무 냄새가 진하게 났습니다 땀이 턱 끝으로 떨어지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습니다 온천욕까지 하고 나니 아침에 스노클링한다고 뻣뻣해진 종아리가 슬슬 물러지는 게 느껴졌습니다
관리에 들어가서는 어깨랑 등 위주로 눌러주는데 뭉친 자리를 귀신같이 찾아냅니다 여기 아프시죠 하는 표정으로 쳐다보는데 말이 안 통해도 다 알아듣겠더군요 강약을 왔다갔다 하니까 아플 새가 없고 중간중간 팔을 쭉 늘려주는 동작이 있는데 그게 묘하게 시원했습니다 목이 뻐근하던 게 그때 풀렸습니다
친구 하나는 위 등급으로 갔는데 시간이 더 길고 룸도 다르다며 한참 자랑을 했습니다 나오는 길에도 계속 그 얘기를 해서 다들 그만하라고 했습니다 저는 정작 관리 받는 중간에 잠들었습니다 나중에 물어보니 제가 코를 골았다고 합니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그만큼 편했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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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날 밤 잠을 십년만에 제일 깊게 잤습니다 나이 먹고 여행 가면 결국 몸이 편한 게 최고라는 걸 늦게 배웁니다 젊을 때는 하루에 다섯 군데씩 돌아다녀야 본전 뽑는 줄 알았는데 이제는 시원한 데서 두 시간 누워 있는 게 더 남습니다 푸꾸옥 가시는 분들 바다만 보고 오지 마시고 이런 데 한번 들르셔도 좋겠습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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